스크린의 미학. NBA.

개인적으로 非미국출신의 해외파 빅맨(주로 유럽)들에 대한 약간의 환상(?) 혹은 편견이 있습니다.

핸들러들을 위한 스크린세팅이 대개 미국출신 선수보다 좋다는 것인데요.

그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수 있겠지만,전 어릴때 받는 교육의 차이가 있고

그것은 피지컬 차이로 인해 세밀한 스크린/리스크린/핸즈오프 교육을 받기때문이라

생각해요.


Fran Fraschilla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ESPN대학농구 분석가이자,前대학농구 감독,유럽농구전문가)

" How differently American coaches and European coaches treat point guards who can’t shoot. In America, coaches say, “defenses are going under so we can’t run ball screens for him.” In Europe, they’re teaching their non-shooting PGs the art of the re-screen."
의역하면,
"미국 코치들은 우리 편 포가가 슛이 없어서 상대가 스크린 수비때 'go under'해버리면
그를 위해 스크린 세팅을 잘 안해주는데,유럽 코치들은 스크리너 및 팀원들에게 그런 포가가
빅맨들의 환상적인 리스크린 작업을 통해 공격에 공헌할수 있게 교육한다".정도가 됩니다.
즉 쉽게 말해,슛이 없는 PG는 미국에선 후순위 취급을 받지만,유럽에선 그런 포가를 위해 리스크린을
통한 활로개척을 익히게끔 교육한단 뜻입니다.여기서 PG를 루비오나,론도등으로 바꾸어 대입해도
이해에 무리는 없습니다.고언더 스크린수비를 넘어 아예 그냥 페인트존까지 처져서 그들을 새깅하는
모습을 현재 자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 그들을 위해 스크린/리스크린을 복잡하게 해 줄 이유도 팀에선 절실하지 않고(다른 옵션이 많으니)
그런 것에 능숙한 빅맨 파트너가 없는것도 그들의 효율저하에 이유가 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런 문화의 차이의 근간은 무엇일까 추측해보자면,결국은 피지컬 차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많은 유망주들중 중고교-대학을 거치면서 프로에 올 정도의 실력이 되는 빅맨들은 굳이 
스크린세팅을 열심히 할 이유도 없고,핸들러 선수역시 피지컬이 압도적일 터이니 번잡한 리스크린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필요가 없으니,연습할 이유도 없고,몸에 익을 이유도 없겠지요.
(그래서 미국출신중 스크린이 좋은 빅맨들은 대개 주옵션보단 대학땐 보조자역할인 경우가 많은 느낌
이고,또한 그렇기에 가넷/던컨 같은 공수에이스며 동시에 굿스크리너들이 더 위대하다 생각해요)

순속과 스텝,힘으로 수비를 압도하는게 익숙한 스크린세터들과 핸들러들에게 리스크린이란 행위는
필수요소가 아닌것이죠.최근엔 트렌드가 빅맨도 3점 던지는것이 유행이다보니 팝아웃해서 3점라인
에 서거나 대충 스크린서고 자기 득점 위한 롤링에 힘을 쓰고 동선 정하지,굳이 슛이 없는 포가를
위해 헌신적이고 복잡하며,충돌까지 일으켜 체력소모 있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성도 떨어질것입니다.

하지만 유럽은 대개 이런 부분에서 보다 기본기에 입각한 교육을 어릴때부터 받을거라 추측합니다.
빅맨이건 가드건 순간적으로 상대를 벗길 피지컬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밀한 스크린세팅,아기자기한 패스웤이나 오프볼 무빙을 많이 훈련받을테죠.
그래서 유럽농구가 좀 더 전술적으로 세밀하다는 이야기는 드물지 않게 들을수 있고,비시즌 유럽
농구팀이랑 대전하는 nba선수들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합니다.
아마 피지컬의 한계를 좀 더 층위를 복잡히 가지는 전술적 부분로 커버하는 훈련을 받을테고,
그런것의 기본은 오프볼 무빙과 오프스크린,컷등 스크린이 과정으로서 꼭 끼는 일이 많다보니
어릴때부터 더 친숙해질 가능성이 높다 추측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스크리너들은 대개 유럽産이 많았습니다.
파벨 오베르투,페로 안티치,루이스 스콜라,요나스 발렌슈나스,마틴 고탓등등이 있는데
최근 어린 선수들중엔 썬더 로베르뉴나 닉스의 에르난고메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리오 올림픽때 스페인 국대에서의 루비오와 에르난고메스의 공격전개장면입니다
수비가 보시다시피 고언더해서 처져있으니 루비오가 딱히 돌파할 각이 나오지 않지만,
에르난고메즈의 핸즈오프와 스크린/리스크린을 통해 루비오가 틈을 찾고 그 사이로 돌파하는 장면입니다.
마지막까지 루비오를 위해 수비수 두명을 뭉개며 동선을 열어주는 에르난고메스의 (파울성을 떠나)
헌신을 볼 수 있습니다.(이렇게 동선 열어주는 빅맨의 뭉개기 액션은 sealing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픽앤롤보다 높은 지점으로 올라오는 슈터를 발견하실수 있습니다.
(이런 픽앤롤 뒤로 치고 올라오는 슈터의 오프볼무빙은 Shake라고 불러요)
루비오가 에르난고메스랑 2:2가 깨져도 저 슈터에게 공을 주거나,하키 패스로 전달되었을
수 있겠죠.슛각이 안나와도 휘저어서, 다른 선수들의 빈자리 찾는 공간에 공이 갈 수 있는
틈을 찾는 과정으로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올 시즌 제가 본 가장 인상적인 스크린세팅입니다.
이 포제션은 고탓이 디시전 메이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포제션인데,고탓이 이 움짤에서 스크린을
총 몇번 섰을까요? 전 4번 섰다고 봅니다.

1번째 아마도 빌에게 플레어 스크린을 걸어주려 했는데 무산된거 같구요.(월과 빌의 눈빛교환실패)
2번째 바로 힙턴해서 빌이 반대방향으로 가서 월의 패스를 받기 좋게 스크린을 걸어줍니다.(안가서 실패)
3번째 곧바로 고탓이 빌을 위한 셋업 포기하고 월에게 가서 멋진 볼스크린을 걸어줍니다.
4번째 월이 돌파하다 고탓에게 백패스를 내어줍니다.고탓은 이걸 코너에서 올라오는 모리스와 핸즈오프
하며 동시에 딸려오는 수비수를 범핑을 통해 노마크로 떨궈주는 스크린을 걸어줍니다.덕분에 노마크 롱2점퍼 성공.

이 포제션만 봐도 고탓이 얼마나 섬세한 스크리너인지 알 수 있습니다.특히 2번째 장면은 왼손잡이
월을 위해 핸들러 수비수를 완벽히 범핑해서 꼼짝도 못하게 엉덩이 각잡아 동선을 열어줘버리죠.
이런 헌신이 있기때문에 헤비픽앤롤 팀인 워싱턴이 존월의 효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어제 경기에서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에르난고메스의 지능적이며 기본기 탄탄한 공격링커역할
수행장면입니다.할리데이에게 정석적 다운 스크린 걸어주고,제닝스에게 공을 핸즈오프해주며
동시에 멋진 스크린 걸어주고 (엉덩이로 뭉개며 수비 떨궈주는것은 진짜 감탄이 나옵니다)
그래도 막히자 제닝스와 저 좁은 지역에서 다시 핸즈오프를 통해 기브앤고를 합니다.
(이런 류의 장면은 미드포스트에서 핸즈오프를 기가막히게 활용하는 유타재즈에서도 비슷한 
전개를 자주 보실수 있습니다.)
히어로볼에 비해,공격전개에 여러명이 리드미컬하게 참여하면서 각자가 움직이는
빈자리에 공이 도달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수비들 시야가 고정되지않고,계속 바뀌게되니
당연히 틈이 생길 여지도 많겠죠) 여러모로 참 보기 좋은 공격장면이라 생각해요.

스크린을 잘 서는 선수들,그러면서 후속동작에서 패스나 핸즈오프 및 본인 공격가담까지
좋은 선수들이 오펜스의 한 축으로 경기중의 포제션을 이끌어내는 장면도 관심있게
보시면 또다른 즐길거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유럽빅맨들이 이런 장면에서 더 밀도있는 도구로
자주 등장하는것은 서두에 밝혔듯 제 확증편향이나 편견일수 있으니 개인의견으로 생각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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